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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빌

세 번의 Miss Saigon, 웨스트엔드 25주년 기념 공연 홍광호 배우의 웨스트엔드 입성 소식이 들려왔을 때, 나는 영국에 있었다. 맨오브라만차 이후 놓친 홍의 공연이 대체 몇이더냐... 살짜기 옵서예, 노트르담 드 파리, 단독 콘서트... 그에 대한 보상인가. 오랜 팬으로서 나는 환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에게 또 한 번의 자극을 받았다. 주연이 보장된 국내 무대를 1년이나 떠나 말도 편치 않은 이국에서 조연으로 무대에 서야 한다는 게 간단한 결정은 아니었으리라는 건 너무나 당연했다. 한국계 배우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한 전례는 있지만, 순전히 한국에서만 살고 공연해 온 배우로서는 최초의 사례라는 것도 팬으로서 뿌듯했다. 주요 조연이라고는 해도 미스 사이공의 투이면 극 전체 대비 등장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 더보기
2014.2월 웨스트엔드 & 오프웨스트엔드 공연관람기(3) 2014/2/1 Jersey Boys, 19:30, Prince Edward TheatreFrankie Valli - Ryan MolloyTommy Devito - Jon BoydonNick Massi - David McGranaghanBod Gaudio - Edd Post 주크박스 뮤지컬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다가Four Seasons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으나 (그룹 멤버들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에 놀란 수준이니;;)요즘 웨스트엔드에서 딱히 볼 만한 뮤지컬이 없어서 예정에 없이 파리에서 온 친구랑 후다닥 번개로 만나서 본 공연. 요즘 한국에도 투어팀이 공연 중이라지. Four Seasons 팬이었다면 얼마나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싶던...관객 평균 연령이 오십대쯤은 되어 보였는데 중년.. 더보기
오페라 관람 수난기 내 생애 첫 관람한 오페라는 아마 푸치니의 [나비 부인]이었던 것 같다. 그 때 나는 무척 어렸고, 아무것도 모르고 부모님을 따라갔던 공연장에선 공포의 환영을 달고 돌아왔다. 가부키 화장을 한 하얗고 커다란 일본 여자가 자꾸만 꿈에 나타났다. 그 땐 그게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모른다. [나비 부인]은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슬픈 이야기였는데 말이지.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비제의 [카르멘]도 봤었는데, 이건 그럭저럭 재밌었다. 붉은 의상의 카르멘이 추던 플라멩코와 노란빛의 투우 경기장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다. 뮤지컬이란 장르에 꾸준히 재산 탕진해 온 반면, 오페라는 너무 비싸기도 하고 딱히 취향도 아니라 내가 직접 선택해서 관람한 적은 없었는데, 늘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다소 진입 장벽.. 더보기
2013.9월 웨스트엔드 공연관람기(2) 10개월 전부터 관람한 공연을 한꺼번에 정리하려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의욕 생겼을 때 기억 나는 것 위주로 조금이라도 적어두지 않으면 영영 아무것도 적지 못할 것 같아서 용기를 내본다. 2013/9/19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 14:30, Apollo Theatre Mark Haddon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이다. 우리나라에는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으로 번역되었다. 친구의 추천으로 보기로 하고는 이 시기에 공연비로 돈이 너무 나가서 Day Seat를 시도해봤다. Day Seat 표 구매 시도는 처음이라 웹사이트에 아침 10시부터 박스오피스에서 판매가 시작된다는 글만 읽고, 10시에 딱 맞춰 간다고 갔다가 10.. 더보기
The Book of Mormon, 2013/11/01 2013/9/18 The Book of Mormon 14:30 로터리 추첨해서 할인 티켓 판매하는 건 브로드웨이 풍습(?)인 듯 하다. 웨스트엔드에서는 연극의 경우 공연 당일 아침 10시부터 Day Seats를 판매하는 식으로 할인을 제공한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이를 러쉬 티켓이라고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로터리든 데이 시트든 경험해보지 않은 예매 방식이어서 물리적으로 가능할 때 시도해보자 싶어 전날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과 [The Book of Mormon]의 티켓 구매를 각각 데이 시트와 로터리 추첨 형태로 시도했다가 연달아 낙방했다. 데이 시트를 사기 위해서는 한 시간 전부터는 줄을 서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난생 처음 시.. 더보기
웨스트엔드 공연관람기, 2013/09/24 2013/9/10 Billy Elliot 19:30 * Cast - Ali Rasul (Billy) 명불허전. Grand circle(우리식 3층)에서 멀리 내려다 보아도 좋았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더 좋았다. '빌리 엘리엇이 이렇게 좋은 작품이었지' 싶었고, 실로 오랜만에 공연 보는 즐거움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설렜다. 소녀들과 빌리, 경찰, 시위대가 어우러지는 [Solidarity] 참 좋다며 흥겨워 하다 보면, 이 작품에서 제일 좋아하는 [Angry Dance]가 폭발하듯 터져나오고, 그러고 있노라면 몽환적으로 아름다운 [Dream BalletㅡSwan Lake]가 펼쳐지고, [Electricity]로 정점을 찍는 식으로 명곡과 명장면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북부 사투리는 억양뿐 아니라 단어까지.. 더보기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OST 잡담, 2010/08/15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OST 듣다 잡담 조금. 대체로 번역 괜찮지만, 아무래도 번역 중에 누락되거나 변질되는 의미가 생기기 마련. 원 가사 듣다 깨닫거나 새롭게 알게 된 것에 대해 끄적여본다. 작품 자체에 대한 감상이나, 배우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적어볼 기회가 생기겠지. 1. 에서 '우리 담탱이는 스모 선수, 넘실대던 슈퍼 뱃살'이라는 가사 들을 때마다 그리 좋아했던 레밍턴 선생님을 떠올리는 수식으론 부적절하다 싶어 왠지 모르게 불편했는데, 원 가사엔 그냥 '할로윈 파티로 무척 유명한' 선생님으로 소개된다. 아무리 음절이나 어절 맞춘 번역이 까다롭대도 전혀 없는 내용을 창작해 넣는 건 올바른 번역이 아닐텐데. 2. 천사 머리띠가 뭔가 했더니 halo였네. ㅎㅎ 의 '늦은 12월의 햇살 속에서'에도 halo.. 더보기
매튜 본의 가위손, 2007/02/16 걸어서 15분 거리에 공연장이 있다는 건 참 신나는 일이에요. 꽁꽁 언 눈길을 헤치고 도착한 케네디 센터에서 매튜 본의 [가위손]을 보고 왔습니다. 케네디 센터에서는 발레라고 홍보했기 때문에 가위손을 어떻게 발레로 표현할까 궁금했는데, 실제로는 발레라기보다 뮤지컬 같은 느낌이 강했어요. 카키에 청바지에 삼각수영팬티를 입고 추는 발레라니. :) 매튜 본 가위손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듯 musical play without words 가 더욱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유머가 대단해서 보는 내내 관객들도 웃음을 터뜨렸고요. 무엇보다 조명, 무대, 의상이 예술이어서 저는 도저히 입을 다물 수가 없더라고요. 조명 하나로 해가 지고 밤이 찾아들고 동이 트고 눈이 오고 비.. 더보기
적벽대전과 T's Trio, 2008/07/2 시은언니의 오랜 친구, 레이첼 언니의 트리오 공연에 다녀왔다. 트리오 공연이긴 하나 T's Trio는 객원 연주자들을 초청하여 듀오부터 퀸텟까지 다양한 연주를 선보였는데, 트리오의 리더격이신 바이올리니스트께서 곡 시작 전에 잠깐잠깐 설명을 덧붙여 주시곤 했다. 너무 많은 설명을 붙임으로써 관객의 상상력을 앗아가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으나, 트리오를 결성하고 공연을 하게 된 계기 중에 음악에 대한 설명을 통해 관객의 이해를 돕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다면서. 듀오, 트리오, 퀸텟의 구성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악기들의 대화란다. 어느 한 악기가 말을 할 때는 다른 악기는 같이 말하지 않고 반주를 하기 마련이라고, 그렇게 각기 다른 악기가 '테마'와 '반주'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에 귀기울여보라고. 하여,.. 더보기
Be, Not Be, 2008/09/15 햄릿장소뮤지컬 전용 극장 - 씨어터 S출연임태경, 박건형, 이지훈, 김승대, 윤형렬기간2008.08.21(목) ~ 2010.02.22(월)가격- 평론가도 아니거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늘어놓아도 하등 문제될 것 없을텐데, 무언가를 읽고 듣고 본 이후의 감상을 정제된 언어로 조목조목 표현하는 것은 늘 어렵거나, 부담스럽거나, 몹시 귀찮은 면이 있다. (하긴, 요즘엔 잡담 몇 줄도 적기가 쉽지 않지만.) 단 몇 줄이라도 기록해두는 게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이유로 아무런 기록없이 아스라히 떠나보내버린 감상들이 셀 수 없을 정도.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아, 이렇게 미리 방패치고 결코 정제되지 않은 글을 끄적끄적ㅡ ㅁ 뮤지컬 햄릿 이 날의 시작은 뭐라 해도 남영동 [쭈꾸시]에서부터. 지난 주, 집에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