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관람 수난기 내 생애 첫 관람한 오페라는 아마 푸치니의 [나비 부인]이었던 것 같다. 그 때 나는 무척 어렸고, 아무것도 모르고 부모님을 따라갔던 공연장에선 공포의 환영을 달고 돌아왔다. 가부키 화장을 한 하얗고 커다란 일본 여자가 자꾸만 꿈에 나타났다. 그 땐 그게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모른다. [나비 부인]은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슬픈 이야기였는데 말이지.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비제의 [카르멘]도 봤었는데, 이건 그럭저럭 재밌었다. 붉은 의상의 카르멘이 추던 플라멩코와 노란빛의 투우 경기장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다. 뮤지컬이란 장르에 꾸준히 재산 탕진해 온 반면, 오페라는 너무 비싸기도 하고 딱히 취향도 아니라 내가 직접 선택해서 관람한 적은 없었는데, 늘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다소 진입 장벽..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111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