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 까먹기 전에 <씨왓아이워너씨>에 대해서 정리를 해야 하는데... 볼 때마다 새로운 게 보이니 참 재밌지. 뮤지컬 제목이랑도 아귀가 딱 맞고. 나중에 정리하게 되면 몇 번째 관람에서 뭘 새로 보았는지, 어떤 디테일이 달라졌는지 등등에 대해서 세밀한 수다를 좀 떨어보고 싶은데 그 때 그 때 따로 기록해둔 게 없어서. :-(
영화처럼 레코딩된 작품을 반복해서 관람해도 새로운 게 보이는데, 같은 무대 장치, 같은 배우들이라도 때마다 조금씩 다른 걸 보여주는 공연 예술을 반복해서 관람하니 그 재미가 더 쏠쏠하다. 뮤지컬 수십번 반복 관람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겠다. 좌석에 따라 확보되는 시야가 다르다는 <씨왓..>의 특이점 때문에 <씨왓..> 반복 관람율이 특히 높은 듯은 하지만. (반면, 좌석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라 좀 마음 쓰이더라...) 반복 관람하면서 느끼는 건데, 나뿐 아니라 관객 대부분이 반복 관람자들인 듯. 분명 웃기는 장면, 웃어야 할 대목인데, 사람들이 안 웃는다;;; 나도 처음 봤을 땐 웃었고, 한참 텀을 두고 한 달만에 봤을 땐 낄낄거렸는데, 요즘은 이주일에 세 번 텀으로 보니까 무슨 말이 나올 줄 다 예측하고 있으니 낄낄거리게 되지는 않는다. 웃음 터져야 할 대목에서 너무 고요해서 배우들이 실망할까봐 그것도 좀 마음 쓰이지만. ㅠㅠ 그런데도 은근한 변주로 웃음을 터뜨리는 건 양준모씨의 연기. 크크. (양준모씨의 그런 은근한 돌발성은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도 웃게 하더라. 배우들이 막 뒤에서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함께 공연을 하다가도 무대 밖에 앉아서 자기가 참여하는 공연을 '관람'한다는 것도 <씨왓..>의 굉장히 흥미로운 점. 오늘 낮 공연에선 광호군도 나처럼 차지연씨 연기 '관람'하면서 감명 받는 게 느껴지더라니까...)
추석날, 이 뮤지컬을 혼자 보러 갔던 그 때는, 내가 이 뮤지컬을 이렇게 여러 번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첫번 봤을 땐 다시 볼 필요 있겠나 싶었다가, 두번째 보고 나니 이거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두 번 이상은 봐야 비로소 좋아할 수 있다니, 이렇게 비경제적일 수가... 싶지만 ㅠㅠ)
1막 끝나고 인터미션 시작할 때부터 다음 공연(물론 홍광호 캐스트는 닥치고 고정) 또 봐야겠다 싶으니. 막공 예매해둔 걸로도 성에 안 차--게다가 이건 넘 뒷자리란 말이지 ㅠㅠ--다음 주 일요일 제네바에서 돌아오자마자 극장으로 달려야 하나 심히 고민 중. (배우들의 집중력이 특히 안 좋았던) 오늘 공연의 아쉬움을 막공 전에 한 번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거 원, 무슨 살풀이도 아니고;;;)
두 번째 공연 땐 광호군 보느라고 정신 못차렸는데, 세 번째, 네 번째 볼 때는 좀 더 넓게 보았더니 계속해서 전에는 못 본 것들이 보이고 또 보인다. 혹은 봤던 건데도 굉장히 새롭기도 하고. 3면을 무대로 쓰는 이 뮤지컬에선 배우의 뒷모습마저도 연기 중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오직 광호군 때문에 보기 시작했던 이 극에서, 다른 배우들마저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차지연씨와 양준모씨를 눈여겨 보게 되었는데, 양준모씨는 12월에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에서 볼 수 있을테니 다행스럽고. 2번째 관람했던 공연에서의 차지연씨 연기가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이 몇 군데 있었어서, 오늘 공연도 내심 기대했는데, 기대한만큼 혹은 그 이상 좋았다. 감정 표현은 김선영씨보다 훨씬 좋은 듯. 물론 어느 부분에선 또 김선영씨가 좀 더 납득가는 연기를 하긴 하지만 말이다. 아이고, 이러니 이거 막공까지 계속 달릴 수밖에... ㅠㅠ 그나마 정상윤씨 캐스트로는 봐야겠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으니 다행이지. 오늘 이후로 홍광호 캐스트는 막공 포함 딱 이틀 남았거든. (휴우......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봤자 표값이 두 배 이상 비싼 데다가 공연장도 지지리 먼 지킬앤하이드가 곧 시작이라고, 캭!!!!! 광호군 무지 신나고 행복하게 지킬앤하이드 연습 중이라고 자랑하더라... 두렵다, 두려워. 내 지갑을 지켜주지 않는 가차없는 당신...)
게다가 씨왓의 뮤지컬 넘버는 왤케 좋은겨! 요즘 줄창 이것만 듣고 다닌다. 좋아라 좋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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