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플레이빌

왜 저 여잔 오렌지 향 날까?, 2008/09/26 수상한 오리엔탈리즘과 불편한 아메리칸 드림, 잔혹하고 불명예스러운 전쟁 다 제하고, 좀 편안히 바라본다면 [미스 사이공]은 참으로 슬프고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아니던가. 너무 슬프고 끔찍해서 아름답게 여겨지는... 특히, 이 노래... '썩은 풍경들 관심 끊었고, 더 이상 이곳에 남은 미련이 없다던' 크리스가 클럽에서 처음 만난 킴에게 설레이는 순간에 부르는 Why God Why... 이 대목들이 좋아. -왜 저 여잔 오렌지 향 날까. -왜 난 이렇게 기분 좋을까. -왜 그녀는 달콤한 바람 같나. -왜 난 싸구려 향수에 설레나. 원곡의 가사는 조금씩 다르다. Why does this girl smell of orange trees 라던가 Why is she cool when there is no bree.. 더보기
네 번째 <씨왓아이워너씨>, 2008/10/19 아, 다 까먹기 전에 에 대해서 정리를 해야 하는데... 볼 때마다 새로운 게 보이니 참 재밌지. 뮤지컬 제목이랑도 아귀가 딱 맞고. 나중에 정리하게 되면 몇 번째 관람에서 뭘 새로 보았는지, 어떤 디테일이 달라졌는지 등등에 대해서 세밀한 수다를 좀 떨어보고 싶은데 그 때 그 때 따로 기록해둔 게 없어서. :-( 영화처럼 레코딩된 작품을 반복해서 관람해도 새로운 게 보이는데, 같은 무대 장치, 같은 배우들이라도 때마다 조금씩 다른 걸 보여주는 공연 예술을 반복해서 관람하니 그 재미가 더 쏠쏠하다. 뮤지컬 수십번 반복 관람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겠다. 좌석에 따라 확보되는 시야가 다르다는 의 특이점 때문에 반복 관람율이 특히 높은 듯은 하지만. (반면, 좌석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라 좀 .. 더보기
검열없이 옮겨온 지난 공연 메모, 2008/12/14 # 08/11/16 홍광호-김소현-김수정, 지킬앤하이드, LG아트센터 오늘 문유님과 광호군의 첫공(프리뷰 제외)을 보고 왔슴다. 자세한 후기는 나중에 올려볼까 싶지만, (사실 뭐 자세할 것이 그리 많지 않음;;;) '앞머리의 중요성', '지킬(하이드 말고)의 중요성' 등을 재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구요. 커튼콜까지 이르자 이 극의 핵심은 어쩐지 양 옆구리에 엠마와 루시를 한 팔씩 끼고 해피해피한 지킬/하이드가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일단은 광호군의 비주얼에 빨리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겠구. ㅠㅠ 연기 쫌 느는 지 제가 체크하면서 내년 쯤에 단체 관람하여요~ 하지만 몇 달만에 늘 수 있는 연기가 아니라는 암울함이... 앞을 가리는 듯도. 헌데, 광호군의 연기도 연기지만은, 기본적으로 이 뮤지컬 극.. 더보기
[지킬앤하이드] 그러니까, 뭐가 문제였던 걸까, 2008/12/16 08/12/13 홍광호-임혜영-김선영, 지킬앤하이드, LG아트센터 그토록 보고 싶었던 홍의 무대였건만, 그리고 좌석도 여태까지 앉았던 중 가장 무대와 가까운 2열 중간이었건만, 어찌 공연을 관람하는 정서적인 거리는 이렇게 멀고도 멀 수가 있었는지. 2열 중간석은 정말 대단하긴 하더라. 단차이 없는 1-3열 구역이라, 앞사람 머리 때문에 좌측에 자주 출몰하는 지킬/하이드 보기가 불편한 점만 빼면, 컨프론테이션도 그렇고, 결혼식 때 걸어나오는 것도 그렇고 완전 나를 향해 공연하더만...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을 앞사람 머리 때문에 겨우 상반신 부분만 볼 수 있었던 건 회복 불능의 치명타! 근데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너무도 가까워서 5열에서조차 놓쳤던 표정들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한데, 그냥 내 앞에 누가.. 더보기
[지킬앤하이드] 늦게까지 잠들 수 없던 밤. 2008/12/21 08/12/17 홍광호-김소현-소냐, 지킬앤하이드, LG아트센터 희한했다. 그 날 공연장 내 공기의 밀도는 여느 때보다 높게, 암전된 무대 위의 어둠은 여느 때보다 더 짙게 느껴졌으니까. 아무래도 밤 공연이라 관객도 배우도 집중도가 높아지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 날의 공기는 확실히 보통 때와는 달랐다. 그리고, 나는 이 날, 이번 공연 시즌 중 최고의 를 보았다. 드라마틱하기로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엉성하기 짝이 없는 이 극에 내가 감동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허둥지둥 찍는 마침표 같은 엔딩은 때론 커튼콜을 위한 준비 신호 같은 느낌마저 주기도 했었는데, 이 날의 엔딩에서 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했더랬다. 얻어맞은 듯 정신이 조금 나갔고, 마음이 아팠고, 그래서 무.. 더보기
뮤지컬 빨래 -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 2008/12/27 08/12/26 엄태리-박정표-이봉련, 빨래, 알과 핵 소극장 "빨래를 하면서 얼룩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밭은 숨으로 울음을 겨우겨우 삼키며 울고 또 울고 울었더니, 인터미션 때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1막의 시작부터 끝까지 눈물이 멈추질 않고 주룩주룩. 다른 관객들만 없었다면 참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했을 거다. 옆 사람한테 방해되지 않으려고 숨죽여 운다고 울었는데, 어느 대목에서는 도저히 주체할 수 없을 지경으로 흐느낄 수 밖에 없었다. 어쩜 이래... 뮤지컬 보면서 이렇게 펑펑 운 적은 처음이다. 소극장에서의 공연은ㅡ격한 감정 연기가 필요할 경우에는 특히ㅡ자칫 잘못하면 감정 과잉으로 흘러 연기하는 배.. 더보기
간략 공연 메모, 2009/01/07 제대로 된 감상을 풀어놓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간, 공연에 대한 잔상이 아무 흔적도 없이 모두 다 사라질 것 같아 뭐라도 끄적여놔야겠다 싶어서 최대한 기억을 더듬어 일단 아주 간략하게라도 기록. 08/12/20 홍광호-김소현-소냐, 지킬앤하이드, LG아트센터 지난 17일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조금 긴장한 마음으로 공연장에 들어섰다. 지난 번 공연 때 꽤 안정적이던 지킬 대사 발성이 다시 위로 올라와서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킬/하이드의 감정선은 계속해서 절박해지고 있더라. 광호군이 표현하는 지킬/하이드는 꽤나 절박하고 절절해서 연민을 느끼게 된다. 많은 관객들의 평처럼 가장 귀족적이지 않은 지킬이랄까. 여전히 소현엠마와 꽤 그럴듯한 로맨스를 보여주더라. 첫공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기.. 더보기
[지킬앤하이드] 공연 메모, 2009/01/12 08/1/9 홍광호-김소현-소냐, 지킬앤하이드, LG아트센터 회사 안팎으로 심란한 상황들이 발생하여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로 공연 시작 3분 전 겨우 객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생수병 하나 옆에 끼고, 오늘도 저녁은 굶는다. 이래저래 개인적인 사정으로 몰입도가 굉장히 좋지 않았을 뿐더러, 신경은 잔뜩 날카로워 그 동안은 적응해왔다고 생각해왔던 부분에 대해서까지 이해심 없는 관객 모드였다. 결론적으로 이 날 광호군은 그 동안 내가 거슬렸지만 적응해왔던 산만하고 불필요한 움직임을 종합세트로 풀어주는 바람에 연기면에서는 좀 실망스러웠고, 노래는 굉장히, 굉장히, 굉장히 좋았다. 실제 공연에서는 오늘의 만큼 감동한 적이 없었을 정도로. 와 는 또 어떻고. 다만 이 날의 은 불필요한 잔상이 남도록 하는 휘청임.. 더보기
이상하고 신기한 풍경들, 2009/02/03 작년 12월호 의 에디토리얼을 읽고 나서, 같이 읽으면 재밌겠다 싶었는데, 이제사 타이핑해서 올린다... :-) + 의 작가 미타니 코우키는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인터넷 매체 기자들이 노트북을 가지고 기자회견 내용을 바로바로 타이핑하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라워 했다고 한다. 일본의 문화부 기자들은 대부분 아직도 노트와 펜을 이용하는 고전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또 그는 기자들이 자신을 풀샷으로 촬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왜 전신을 찍느냐며 궁금해 했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들이 외지인의 눈에는 신기하고 이해되지 않았나보다. 뮤지컬 을 처음 봤을 때 극 중에서 선녀가 지하철 승객들에게 '안녕하십네까' 하고 인사를 하는 장면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저 인사를 했을 뿐인데 승객들은 선녀를 이.. 더보기
Zanna, Don't! - 공연 보는 즐거움, 2009/03/05 자나, 돈트!장소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출연김호영, 이진규, 에녹, 박주형, 김태훈기간2009.02.07(토) ~ 2009.03.31(화)가격S석 50,000원, R석 48,000원, A석 40,000원 와, 뭐가 이렇게 재밌어? 만원의 행복 세일이 뜨기 전까지 이렇게 재미난 공연에 전혀 끌리지 않았다니, 신시의 마케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녔을까? 이건 마치 뭐랄까, 의 허접스런 포스터를 보고는 저건 뭥미, 하고 무심히 넘겼다가 나중에 이 영화를 보고는 전구가 백개는 머릿속에서 파바박 밝혀졌던 그런 기분! 세종 M 씨어터 2층에서 공연 본 건 여러 번이라 꽤 괜찮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1만원짜리 A석 대비 공연 품질이 너무 훌륭해서 돈을 쓴 게 아니라 벌고 나오는 기분이었다. 제값에서 약간 할인 받아 1층.. 더보기